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2024. 11. 1. 01:10사랑

https://youtu.be/Bx4Bemn08ws?si=MZpljdQr_T91c5Ih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그대를 향한 마음 희미해진다면

이 먹빛이 하얗게 마르는 날

나는 그대를 잊을 수 있겠습니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해도 서러워 말지어다.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세월을 찾으소서.



초원의 빛이여

그 빛 빛날 때 그대 영광 빛을 얻으소서.



한때는 그토록 찬란했던 빛이었건만

이제는 덧없이 사라져 돌이킬 수 없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찾을 길 없더라도

결코 서러워 말자.



우리는 여기 남아 굳세게 살리라.



존재의 영원함을

티 없는 가슴에 품고.

인간의 고뇌를 사색으로 달래며

죽음의 눈빛으로 부수듯

티 없는 믿음으로 세월 속에 남으리라
                                                                                   (윌리엄 워즈워스, '초원의 빛') 
 
 
어릴 적에 이 시 중의 일부가 새겨진 작은 돌 조각을 가끔씩 보면서 '무슨 뜻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이 시에 영감을 받아 나탈리 우드가 주연한 영화 '초원의 빛'이 나오긴 했지만 첫사랑의 아픔을 아직 모를 수 밖에 없었고 사춘기도 오기 전의 어린 나이였기에 아직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 그대를 향한 마음 희미해진다면 / 이 먹빛이 하얗게 마르는 날 / 나는 그대를 잊을 수 있겠습니다.' 라는 글귀 속에서 그냥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런 쉬운 말을 왜 돌에다가 새겨놓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는 거지 뭐. 자연스럽게 잊는 것과 달리 의도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때 영화 제목으로 영화배우 손예진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내 기억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병에 걸려서 사랑했던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갔었다. 또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학생이 있었는데 선배로부터 당한 공포와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던 것 같았다. 다른 기억들은 그대로 있었는데 부분적으로만 끊어진 필름처럼 일정기억을 상실했었다. 아마 스스로도 잊고 싶어서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 당시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전혀 기억해내지 못했다.
 
아마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기방어 장치가 자기도 모르게 자동으로 작동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자연스럽게 잃어버리는 과거의 기억과 달리 갑자기 찾아드는 기억의 상실이 있다. '치매'라는 이름의 병은 '알츠하이머'병과는 약간 다르기도 하다. 파킨슨병은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점 소실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치매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인지 기능 저하 증후군을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킨슨병은 주로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진행되면서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치매, 알츠하이머 아니더라도) 반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은 처음부터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세 질환 모두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이 주된 원인이고, 알츠하이머병은 단백질 축적이 주요 원인이다. 영화 '다이하드' 시리즈로 유명했던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장년이 지나면서 앓게 된 치매로 매니저에 의해 다수 엉터리 영화에 억지출연하며 발생한 출연료를 착취당한 이유로도 유명하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증후군이다. 나이나 가족력, 정신적 충격 등이 그것이다. 누구라도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는데 생로병사 중 불가피하게 맞부닥치게 되는 과정이라서 피할 수 없다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자식들이 중장년이 되면 부모의 노후를 떠맡게 되는데 이때 불가피하게 접하게 되는 것이 노환이다. 노환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치매나 정신질환은 과거를 회상하면서도 현재나 현실을 망각하거나 섬망증세(화를 내거나 폭력 등)를 보이기도 한다. 부모가 자식을 못 알아보거나 자식을 의심하며 저주하고 욕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돈을 훔쳐갔다면서 화를 내고 돈을 내놓으라고 계속적으로 요구하게 되면 자식들도 조금씩 지쳐가게 된다. 주변에 이런 고충을 하소연해도 아직 건강하고 빛나는 시절을 보내는 시기엔 미리부터 걱정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생로병사라는 것이 육체를 지닌 이상 현재로선 피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한때는 그토록 찬란했던 빛이었건만 / 이제는 덧없이 사라져 돌이킬 수 없는 /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 다시는 찾을 길 없더라도 / 결코 서러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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